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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방독면

  • zdztjmj
  • 2021년 1월 8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1년 7월 6일

By. 티제 ( @ISTJ_radical )



3044년, 지구엔 공기중에 바이러스가 서식한다는 이 바이러스의 이름은 ‘폭스’로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고 한다. 특이점은 여성에게만 발병한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위험한 상황임에도 제대로 된 증상은 커녕 연구조차 제대로 되고있지않다. 여성의 고통에 관심갖는 사람은 오직 여성 본인 뿐이었다. 증상도 알 수 없는 여성들은 어딘가 아프거나 불편하다면 ‘혹시..내가 폭스에 감염된건가..?’라며 가슴 졸이고 짐작과 자책만 할 뿐이었다. 여성들은 언제나 방독면을 벗지 못했다. 항상 방독면을 썼기에 숨이 가빴고 산소가 부족해 항상 몸이 약하고 아팠다. 여성의 가장 큰 단점은 방독면이라는 말이 돌 정도였다. 밝혀진 폭스의 증상은 피부병, 우울증 등이 대표적이었다. 치사율이 높지는 않지만 합병증이 문제였다. 암과 치매등의 병이 오기 쉬웠기에 다들 벗지 못했다. 방독면을 벗음으로써 느낄 쾌감을 생명과 맞바꿀 사람은 없었기에.

일 년, 이 년,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는데도 백신은 계속해서 나오지않았다. 몇몇 여성들은 왜 안나오는지 의문을 가지며 백신을 빨리 개발해 달라며 정부에 요청했다.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하지만 모두가 간과하고있던 사실이 있다. 폭스는 사망자도 만들지않았고, 증상조차 명확하지않은 병이다. 방독면을 만드는 사람과 방독면을 쓰게 만든 사람, 방독면을 쓰지않는 사람까지 남성이었고 여성이 방독면을 썼을때 이익을 볼 사람은 남성뿐이라는 것을.

여성들은 모두 이 사실을 알았으나 대수롭지않게 여겼다. 굳이 왜 남성이 여성에게 방독면을 씌우겠는가. 또한 몇몇 남성들조차 노파심에 방독면을 쓰기도 했기에 여성들은 의심하지 않았다. 정말로 존재하는 병이며 걸렸다가는 큰일이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언제나 눈치 빠르고 소위 예민하다고 불리는 사람은 존재했다. 폭스는 없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확증이 없었기에 계속해서 방독면을 썼다. 그리고 그중 능력있는 여성들은 폭스 확진자들을 모아 검사와 조사를 해본 결과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바이러스는 없었다. 또한 증상도 방독면 필터에 있던 독성때문에 나타난다는것이 밝혀졌다. 나라 전체가 여성을 가지고 놀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가 발표되고 예민했던 여성들은 방독면을 벗었다. 사실 폭스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고 방독면 벗기 캠페인을 실시했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방독면을 모두 벗었을까? 벗지 않았다. 아니,벗지 못했다. 폭스를 믿고 있던 동안 세상은 여성은 방독면을 당연히 써야한다고 바뀌었다. 이제 세상은 여성에게 방독면을 강요했다. 길을 걷다보면 ‘방독면이 어울리는 어깨라인 성형’, ‘진정한 여성이 되는 방법, 컬러풀 방독면’등의 광고가 거리를 뒤덮었고 ‘저 여자 방독면 안 쓴 것 좀 봐’, ‘방독면 안쓰면 네가 여자냐?’ 등의 반응들이 여성을 가로막았다. 세상은 여성에게 여성처럼 보이기 위해 건강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방독면에서 탈출한 여성들은 ‘방독면 그거 좀 참고 입지’, ‘방독면도 안쓰다니 넌 딸이야 아들이 아니라고!’등의 말을 들었다. 남성은 물론 같은 여성조차 여성이 방독면을 벗으면 남성이 되고싶거나 정신병자라고 생각했다. 방독면을 쓰고 태어나지도 않았으며 방독면을 쓰는 이유또한 남성에게 여성처럼 보이는 것이 이유였음에도.

폭스는 실존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지고 2년 후 아직도 여성들은 방독면을 벗지않았다. 대부분 대체 남성들이 왜 여성을 불편하고 위험하게 만들겠냐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여성도 알고 있을 것이다. 여성이 산소가 부족으로 인해 항상 몸이 약하고 아프다면 남성들은 여성을 지배하고 여성보다 우위를 점하기 훨씬 쉬울것이다. 또한 여성들은 약하다는 명목하에 높은 곳에 올라간 여성들을 끌어내리고 꺾어버리기도 쉽다는 것을.

폭스의 거짓이 밝혀지고 25년 후 거대한 여성혐오로 만들어진 러시안 룰렛을 망가뜨린 방법은 모든 여성들이 방독면을 벗은 것이었다. 먼저 방독면을 벗은 여성들은 후세에 페미니스트로 불리며 페미니즘의 새로운 물결을 제시한 자들로 기록되어 그들의 한걸음 한걸음 모두 역사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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